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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이 바꾼 경주, ‘미래 100년’의 설계를 시작하다

신년사로 본 경주의 중장기 비전과 실행 로드맵
市, 관광·산업·도시 재편... 포스트 APEC 전략 본격화



새해를 맞은 경주는 지금 새로운 도약의 갈림길에 놓여 있다. 


지난해 10월 APEC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세계의 주목을 받은 경주는, 이제 그 성과를 어떻게 미래로 이어갈 것인가라는 과제와 마주하고 있다. 


주낙영 경주시장의 2026년 신년사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방향을 제시한다. 


이번 기획은 신년사를 단순히 요약하는 데 그치지 않고, APEC 이후 경주가 선택한 도시 전략과 중장기 비전을 차분히 짚어본다. 




# APEC, 끝이 아닌 시작, 글로벌 도시를 향해


지난해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는 단순히 행사를 잘 치른 데서 그치지 않았다. 


경주의 이름과 도시의 가능성을 세계에 알린 계기가 됐다. 


한 건의 사고도 없이 행사를 마무리했고, 전통문화와 첨단기술을 접목한 운영 방식, 시민들의 성숙한 참여는 국제사회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경주시가 주목하는 부분은 행사 이후다. APEC 기간 열린 글로벌 CEO 서밋에는 국내외 2,000여 명의 기업·경제인이 참석했고, 이를 통해 13조 원 규모의 투자유치 성과가 나왔다.


외교와 경제, 문화가 함께 움직인 이 과정은 경주가 더 이상 과거의 이미지에 머무르지 않는 도시임을 보여줬다.




특히 문화창조산업 협력의 필요성을 담은 ‘경주 선언’은 경주가 국제 협력 논의의 무대가 될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결과로 평가된다. 


행사 이후 도시 모습도 달라졌다. 


보문관광단지와 도심 주요 구간의 도로와 야간 조명이 정비되면서, 글로벌 도시다운 분위기가 갖춰졌다.


경주시는 이번 APEC을 하나의 행사로 끝내지 않고, 도시의 방향을 바꾸는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주낙영 경주시장이 신년사에서 ‘포스트 APEC’을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 경주의 새 성장축, 6천만 관광과 미래 산업


경주시는 2026년을 기점으로 ‘관광객 6천만 명 시대’를 분명한 목표로 제시했다. 


이는 단순한 수치 확대에 머무르기보다, 관광의 질과 구조를 함께 끌어올리겠다는 방향성이 분명히 드러난다. 


신라왕경 14개 핵심유적 정비를 비롯해 읍성 성벽 복원, 문무대왕릉 성역화 사업, 고운 최치원 선생 기념관 건립 등은 경주의 역사적 정체성과 문화적 가치를 재정립하기 위한 중장기 사업으로 제시됐다.


여기에 제2동궁원 라원 조성, 워케이션 빌리지, 반려동물 테마파크, 서경주 5-Peak 관광단지, 북경주 웰니스 관광단지 조성 구상이 더해진다.


관광 공간을 도심과 외곽으로 확장하는 동시에, 체험과 휴식, 장기 체류가 결합된 관광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의 신년사에는 단순한 관광객 수 증가가 아니라, 숙박과 체류를 전제로 한 구조로 전환하겠다는 방향성이 담겨 있다.




산업 분야에서는 보다 분명한 변화가 감지된다. 


e-모빌리티 연구단지에 구축된 미래차 첨단소재 성형가공센터, 탄소소재 부품 리사이클링센터, 공유배터리 안전연구센터 등 3개 R&D센터는 경주 산업 지형의 변화를 상징하는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여기에 미래차 편의·안전 기술 연구센터 유치까지 추진되며, 연구와 실증, 산업화로 이어지는 산업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차세대 원자력 산업 역시 경주의 주요 성장축 가운데 하나로 제시됐다.


SMR 기본 인프라 조성과 문무대왕과학연구소, 중수로 해체기술원 설립을 통해 경주는 원자력 연구와 산업을 아우르는 거점 도시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관광과 산업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강화하겠다는 구상은, 경주가 전통문화도시의 위상 위에 미래 성장 동력을 함께 쌓아가겠다는 전략적 선택으로 읽힌다.




# “도시의 판을 바꾸다” 교통·공간·환경, 구조를 다시 짜다


도시 전략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공간과 교통 분야다. 


옛 경주역사 부지를 뉴타운으로 개발하고, 경주역세권을 투자선도지구로 조성하는 구상은 도시의 중심축을 새롭게 그리겠다는 뜻이다.


광역교통망 구축 역시 속도를 낸다. 


경주, 울산 동남권 광역전철망과 수소트램 도입은 생활권 확장과 광역 교통 연계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아울러 주요 도로망 확충과 구조 개선을 통해, 도시 전반의 이동성과 접근성도 단계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녹색도시 조성 역시 중요한 축이다. 황성공원 제모습 찾기와 동천~황성 천년숲길 조성, 형산강 하천환경 정비, 금장·낙안 도시생태축 복원 사업은 개발과 보존의 균형을 동시에 고려한 도시 전략으로 평가된다. 


이는 관광 중심 개발에 앞서, 시민의 생활환경 개선을 우선하겠다는 다짐이다.




# “성장은 시민의 삶으로 이어진다” 돌봄·청년·문화, 체감 정책


경주시는 신년사를 통해 도시의 성장이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육아종합지원센터를 새로 만들고 다함께돌봄센터를 확대해, 결혼과 임신, 육아까지 이어지는 돌봄 부담을 덜겠다는 구상이다. 


신혼부부를 위한 안심주거 지원과 의료체계 보완을 통해 인구 감소 문제에도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아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시내버스 무료 승차 정책도 눈에 띈다. 청년층을 위해서는 임대주택 공급과 전세자금 대출 이자 지원, 취·창업과 자산 형성을 돕는 정책을 함께 추진한다.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 머물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제2종합복지회관과 장애인가족 복합힐링센터, 고령자 복지주택, 외국인 도움센터 조성도 사회적 약자를 위한 생활 기반을 넓히는 사업들이다.


문화와 체육 분야 투자도 이어진다. 


황성공원에는 국제공모를 통해 복합도서관이 들어설 예정이고, 시민종합운동장 이전도 추진된다. 


충효·남경주·반다비 국민체육센터와 현곡 체육공원, 베이스볼파크, 파크골프장 확충은 시민들이 가까운 곳에서 운동과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시립미술관과 반려동물 테마파크 조성 역시 일상 속 문화 공간을 넓히기 위한 시도로 볼 수 있다.




# “2026년은 ‘실행의 해’… 경주의 선택을 증명할 때”


주낙영 경주시장은 “2026년은 새로운 계획을 나열하는 해가 아니라, 경주가 선택한 방향을 실제 변화로 증명해야 하는 해”라며 “APEC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경험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그 성과가 시민의 일상과 도시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도록 차분하지만 단단하게 실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경주의 미래 100년은 어느 한 사람이나 한 해의 성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시민과 함께 발을 맞추고 축적해 나가는 과정”이라며 “2026년이 경주가 나아갈 길이 옳았다는 것을 시민 여러분께서 체감하는 한 해가 되도록 시정의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덧붙였다.


최선학 기자 kbnews70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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